[내부제보실천운동 성명서]
공익제보의 대가가 죽음이어서는 안 된다
2026년 5월 21일, 경기 이천의 한 사립고등학교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2년 5개월 전, 학교 행정실장의 횡령과 학교 관계자의 음주운전을 알렸다. 그가 말한 진실은 모두 사실이었다. 30억 원을 빼돌린 행정실장은 올해 2월 항소심에서도 징역 7년이 확정됐다.
그러나 진실을 처음 알린 사람의 자리는 사라졌다. 학교는 그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가 병가를 쓴 문서를 문제 삼아 또 고소했다. 그의 책상은 동료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내부 전산망조차 연결되지 않는 곳으로 옮겨졌다. 그는 휴직 상태였다.
비리를 저지른 사람의 형은 확정됐고, 그것을 알린 사람은 떠났다. 우리 사회는 진실을 말한 사람에게 너무 자주 이런 결말을 만들어 주고 있다.
비리를 알린 시민에게 가해자가 거꾸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로 고소장을 보내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신고 내용을 다투지 못하니 신고한 사람의 인격을 다투게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 법은 이런 보복성 소송을 '불이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제보자는 자기 돈으로 변호사를 구하고, 직장과 시간과 건강을 잃으며 홀로 법정에 서야 한다.
지난해 9월에도, 직장 내 비리를 알린 20대 청년이 보복성 고발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8개월 만에 같은 비극이 반복됐다. 우연이 아니라 제도의 실패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이재명 정부와 국회에 다음을 촉구한다.
하나, 보복성 고소·고발과 민사소송을 공익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로 명시하는 법 개정안을 이번 회기 안에 처리하라. 보복 목적이 분명한 소송은 본안 심리 이전에 법원이 조기에 각하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익제보자가 겪고 있는 보복성 소송의 실태를 즉시 점검하고,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법률 지원과 보호조치에 적극 나서라.
하나,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은 사립학교 비리를 알린 교원이 보복으로 직장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감독 책임을 다하라.
용기 낸 한 사람을 우리가 지키지 못했다.
내부제보실천운동은 떠난 분의 명복을 빌며, 유족과 동료 교원,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진실을 지키고 있는 모든 공익제보자들과 함께 끝까지 연대할 것이다.
2026년 5월 22일
내부제보실천운동
